왜 어떤 집은 일주일도 채 안되서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비슷해 보이는 다른 집은 여러달이 지나도 팔리지 않고 있을까? 가격이 물론 제일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원인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같은 시기에 매물로 내 놓은 같은 동네 또는 인근 동네의 주택들이 모두 경쟁매물이기 때문에 그 보다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요소를 갖추는게 중요하다. 어차피 구입자들은 그러한 제한된 매물들 속에서 선택해야 할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까? 우선, 지금까지 살아온 내 집에 대한 애착은 이제 떨쳐버려야 한다. 팔려고 내어 놓을 집이라면 더 이상 내 집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과일가게 주인도 인근 경쟁가게보다 더 매상을 올리기 위해 사과를 수건으로 닦고 광내는 모습을 기억한다면, 수억원짜리 상품을 시장에 내 놓으면서 집안정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살던 집을 팔려는 마음가짐은 상술에서 이미 인근 경쟁주택에 비해 상당히 뒤쳐진다.
그러므로, 내가 좋아하는 주거생활패턴, 내게 익숙했던 집안의 동선, 내가 선호하는 색깔, 내가 꾸며놓은 실내 장식들은 이 때쯤 모두 무시하고 원점에서 가응하면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제3자의 눈으로 자기가 살던 집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주택매각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결국 집을 살 사람은 내가 아닌 제3자이다. 그럼 그들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들이 내가 사는 동네에 관심을 가질 것이며, 왜 우리집을 사려고 할까를 염두에 두고 매각준비를 꼼꼼하게 해야 한다. 나의 독특한 손때, 취향을 벗겨내는 작업, 그것이야 말로 상품을 빛나게 만드는 방법이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좋아할 색깔로 깨끗이 페인트칠하고, 너무 많은 가족사진을 곳곳에 붙인 경우에는 적당히 정리하는 등 집주인의 강한 엑센트가 방문자(잠재적인 구매자)에게 드러나지 않도록 중성화(neutralization) 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