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학급당 학생수가 적을수록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이 충실해진다. 학교의 규모가 크면 교류할 수 있는 친구들의 폭도 넓고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진다. 하지만 각 학교마다 규모와는 관계없이 특정과목에 명성을 가진 곳이 있는데, 예를 들어 수학이나 과학 경시대회에서 해마다 좋은 결과를 내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음악 밴드나 오케스트라가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도 있다. 한편, 학교의 시설이 훌륭한지, 그리고 입지조건이 좋아서 학교주변의 환경이 안전하고 교통에도 편리한 것도 유리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종 학력평가결과가 좋게 나온 학교는 교사들이 반드시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긍정적인 이유는 반드시 존재한다. 한국인 이민자의 대부분이 자기세대의 꿈을 실현하기보다는 자녀들을 위한 보다 나은 교육적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하여 이곳 캐나다로 이주해오고 있다. 당연히, 이주 후에도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가 자녀의 교육환경에 관한 것인데, 그러면 무엇을 기준으로 좋은 학교인지를 판단해야 할까?
1. 전체 재학생들 중에서 최근 2년 이내, 그리고 5년 이내에 이민온 학생들의 비율: 이 지표는, 새이민자 자녀들이 대개 2년이 지나면 일상적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5년이 지나면 영어로 학문적인 표현능력이 갖추어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5년이 지난 학생들이 대부분인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은 영어표현능력이 자연히 빨리 늘게 된다. 이런 지역은 새 이민자들이 임시적으로 거쳐가는 임대용 아파트나 공동주택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자가소유형태의 단독주택이 많은 곳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러한 지역의 주택가격이 최근 3-4년간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소득이 따르지 못하면 이런 지역으로 이사하기가 어려워졌다. 인종적인 장벽이 토론토의 주택구매시장에 전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주택구매능력(소득수준)의 제한으로 인하여 인종적인 장벽이 있는 듯이 보이는 지역이 있으며, 이런 곳일수록 원래의 원어민중심의 커뮤니티가 강하게 존속해가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신규이민자의 비중이 너무 낮은 학교에는 자녀들의 영어기초를 닦을 수 있는 ESL과정이 개설되지 않아 불편할 수도 있다. 또한 자녀의 성격이 외향적이고 사교적이어서 원어민 중심인 그런 분위기에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도 함께 고려하시는 게 좋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교민들 중에는, 영어표현이 자유로와진 이후에 이런 곳으로 주택을 구입하여 이사가는 분들도 있다.
2. 초등학교의 경우, 온타리오주 교육평가원(EQAO)에서 Grade 3과 Grade 6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하기, 쓰기와 수학능력을 평가한다. 그리고, 고등학교의 경우엔 Grade 9을 대상으로 수학과목을, Grade 10 을 대상으로 영어해득능력(Literacy Test)을 각각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간의 학력을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학교의 학습분위기를 반영하는 지표가 된다.
3. 대개의 고등학교에는 음악부에 밴드나 오케스트라가 있지만, 초등학교에는 없는 곳도 많다. 음악을 악기 중심으로 실기교육을 실시하는 지의 여부도 동네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 고등학교에는 학교별로 각 과목별 우수한 학생들 수가 일정규모 이상이 되어야 심화학습과정 (Enriched 또는 Advanced Course 라고 부름) 을 별도로 개설하는 데, 이것으로 학교의 전체적인 학력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다. 대개, 영어, 수학, 과학, 역사 등 주요과목이 그 대상이다.
광역토론토에는 한국의 경우와 같이 '8학군'으로 지칭할 만큼 뚜렷한 지역적 차이는 보이지 않으나, 고등학교 관할구역(school boundary)을 중심으로 학교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아직까지는 캐나다의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이 건실하여 학교간의 이러한 차이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지만, 자녀들이 잘하는 과목이나 장래진로, 성격 등을 잘 감안하여 새로 이사갈 지역을 현명하게 선택하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