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지역을 잘 안다는 것은 생활에 편익을 줄 뿐만 아니라 부동산 재테크의 기본이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호에는 토론토시의 모습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The Toronto Community Foundation 은 토론토 시의 생활환경 전반에 걸친 평가를 한 후 그 내용을 Toronto's Vital Signs 2004 라는 보고서에 담아 출간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토론토 주민들의 빈부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부터 2002년 사이에 토론토 내의 가장 가난한 12군데 동네는 가구소득이 중간값을 기준으로 볼 때 3.6%가 늘어난 33,750불인 반면, 가장 부자동네인 다른 12곳의 동네에서는 7.8%가 늘어난 156,100불이다.
토론토시에 있는 아이들 총 184,230명의 아이들 중에서 1/3이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가정의 자녀들이다. 특히 1991년 부터 2001년 사이에 약 10년 동안 빈곤층 가정이 주로 이민 온지 오래되지 않은 소수유색인종들에서 큰 증가를 보이고 있다. 취업이 쉽지 않고 정부의 정착지원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주거비용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월세부담은 날로 높아져 1997년부터 2003년 사이에 렌트료가 약 28% 인상되었는데, 같은 기간 동안의 물가상승률은 14%였다.
교통부문에서는 1996년부터 2003년 사이에 인플레이션과 최저임금이 15% 인상된 데 비하여 TTC 지하철 및 버스의 교통요금은 27%가 인상되었다 . 이에 따라 이용객 수가 크게 늘지 않고 있어 또 다른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공기의 청정도는 점차 악화일로에 있어 스모그 현상으로 인한 오존량이 76%가 증가되었다. 이는 차량의 증가와 관련이 깊은 데, 대중교통의 이용이 활성화되질 않아 해마다 요금이 인상되어 온 데서 오는 악순환의 결과이다.
치안부문을 살펴보면, 1999년에 비해 강력사건은 2002년까지 2%정도의 증가를 보이다가 2003년부터는 다시 낮아지는 추세이다. 2003년의 살인사건은 시카고가 100만명당 207명인데 비해 토론토는 100만명당 23건에 불과하였다. 토론토 경찰국이 발표한 2003년도의 범죄발생 통계자료를 보면 \<별표>와 같다. 인구 10만명당 강력범죄 발생건수를 보면, 다운타운의 제52경찰지구대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범죄발생율( Crime Rate)은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되기도 하는 데, 대개 전통적인 부촌에서는 낮은 범죄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토론토 경찰은 마을주민들의 자치적인 방범협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데, 바로 마을 곳곳에 간판으로 붙어있는 'Neighbourhood Watch'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이웃끼리 서로 지켜주자는 방범제도인데, 경찰보다도 이웃들이 서로의 집이나 창문을 더 잘 살펴봐 줄 수 있으므로 자율적으로 동네의 치안을 돕도록 협조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동네 안의 이웃들끼리 서로 잘 알고 지내는 것이 전제조건이 된다. 그래서 이 제도를 홍보하는 경찰의 팜플렛에는 “Make the effort ! Become acquainted with your neighbours.”라고 적어, 마을사람들 간에 서로 좀 더 알고 지내도록 촉구하고 있다.
한편, 연방이민성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토론토 신규이민자들의 국별 분포가 과거 유럽국가들에서부터 이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 이민자들의 언어적응 능력을 더욱 엄격한 조건의 하나로 삼으면서 중국출신의 신규이민자들보다 인도출신의 새 이민자가 늘어난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 이에 비하여 한국인 신규이민자들은 이제 하위로 밀려나게 되었다.
2001년도 인구센서스 결과를 근거로 토론토시에 사는 주민들 중에서 구사 가능한 언어의 순위를 보면, English(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주민의 수) 227만명, Chinese( 광동어, 중국어, 기타 방언 포함) 26.6만명, Italian 14만명, Spanish 9.6만명, Portuguese 8만명, Tagalog (필리핀어) 7.2만명, Tamil(남부인도,스리랑카) 7만명, Hindi(인도 공용어 18개 중 주된 언어 ; 인도 인구 1/3 이상이 사용하는 북부 아리안 족의 언어) 5만명, German 4.9만명, Greek 4.8만명, Urdu (파키스탄의 3대 공용어의 하나) 4.7만명, Russian 4.7만명, Polish 4.7만명, Punjabi(인도 펀잡지역의 언어, 파키스탄인의 50%가 사용하지만 3대 공용어에는 포함되지 않음) 4만명, Arabic (이슬람 공용어) 3.8만명, Persian (Farsi ; 이란과 일부 아프가니스탄 지역 ) 3.7만명, Vietnamese 3.6만명, French 3.3만명,Ukrainian 2.8만명, Korean 2.8만명 등이다. 현재 토론토에서 제공되는 한글판 시정,민원 안내자료는 한두개씩 늘어 나고 있지만, 얼마 전만 해도 재산세 고지서 등 납세안내문 외에는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다민족 사회인 토론토에서도 한인교민의 권익을 스스로 지키려면 주민 수에 걸맞는 단합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