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이제 날씨도 점차 풀리고 매물도 조금씩 많이 나오기 시작할 봄이 되므로 올해는 주택을 구입할 생각으로 여러 동네를 대상으로 관심 있게 매물정보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가격은 어느 정도까지 협상가능한지요?
답변
토론토의 주택거래시장은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기로 소문 난 곳입니다. 전세계의 어느 대도시보다도 주택의 거래시스템이 전산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매우 투명합니다. 그리고, 과거 수십년의 거래기록들이 전산자료로 고스란히 보존되어있어, 지금 거래되는 시점에서도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소수의 공급자나 구입자가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쉽사리 움직일 수 없는 '완전경쟁시장'의 성격을 보이고 있는 토론토의 주택거래시장은 가격의 수요공급 조절작용에 따라 주택 공급량과 수요량이 정부 등의 간섭이 없이 자율적으로 조절되는 곳입니다.
거의 모든 매물들이 캐나다 부동산협회의 MLS ( Multiple Listing Service)제도를 이용하여 각 지역별 협회가 관리하는 전산자료센타에 등록됩니다. 이 MLS매물정보는 그 매물을 등록한 부동산중개회사 소속의 중개인이 아니라도 공인중개사( Licensed Realtor )라면 누구라도 검색하여 주택구입자에게 소개하고 집을 보여줄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동산중개회사의 규모나 명성보다는 중개인 개인의 역량과 서비스정신이 더욱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분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효율적 시장 하에서는 주택가격이 특정 판매자나 구매자의 의도대로 쉽게 움직이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일 매물들이 시장에 나온 지 평균적으로 30일이 되기도 전에 팔리는 상황이라면 분명 그 시장은 Seller's Market ( 판매자 주도시장 )입니다. 이 경우에는 대부분의 주택들이 Listing Price (판매자의 매각희망가격) 에 거의 근접하는 가격수준(약 97-99%)에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주택을 팔고자 하는 사람도 이러한 완전경쟁시장에서는 Listing Price를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수많은 매물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가격과 함께 중개인들에게 공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거래된 주택들의 가격정보도 계속 자료로 축적하여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수의 주택구입자간에 공정한 시장가격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므로, 그러한 기준보다 조금만이라도 가격이 낮다면 2명이상의 구입희망자가 생겨 소위 'Multiple Offer'를 통해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팔리게 됩니다.
반대로, 객관적으로 여겨지는 가격수준 이상의 비싼 가격으로 나온 매물은 오랜 날짜가 지나도 구입희망자가 나타나질 않습니다. 이 경우, 날짜가 지나갈수록 그 매물주택은 다시 가격조정(인하)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 이미 가격 협상력이 약해진 상태이며 처음부터 제대로 가격을 책정한 것보다도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분은 이러한 시장상황을 감안하여 최초 구매오퍼시의 가격을 주의하여 결정하여야 합니다. 집주인이 오퍼가격에 눈이 가는 순간 가지는 감정이 그 이후의 협상을 원만하게 진행하는 관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너무 공격적으로 값을 깎을 경우, 인근 비교가능한 주택들의 매매가격을 염두에 두고 있는 집주인이 협상에 오히려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예 오퍼의 시효가 끝날 때까지 응답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리스팅가격의 몇%에 구입하겠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주택의 진정한 시장가격이 과연 얼마인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개인의 도움을 받아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인 가격 판단은 그 집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감'에 따라 결정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