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비즈니즈를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소비자 문화의 바탕을 잘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다문화사회에서 살다 보니 획일적으로 어떤 업종이 좋겠다고 하는 판단을 갖기가 무척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민들은 다음과 같은 편안한 방향을 택하게 된다.
그 하나는, 자기보다 앞서 비즈니스를 해 본 분들을 통하여 이미 성공 또는 최소한 안전이 '검증된' 시장에 쏠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하고 있는 제한된 몇몇 업종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이 생기며, 업종의 다변화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 다른 하나는 이미 익숙한 교민경제권 내의 사업 속에 안주해 버리게 되는 경향이다. 즉, 한인교민들을 주된 고객으로 하는 사업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언어소통에 불편이 없으며, 소비자를 익히 잘 알고 있고 취급하는 상품들도 수요의 존재 여부를 본인이 쉽게 파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인교민만을 상대로 하는 사업의 취약점은 시장의 규모가 너무 적어 수요의 증감에 따라 경기변화를 쉽게 느낀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시도해 볼만한 새로운 업종을 찾아 사회변화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소비자 욕구가 어떻게변화되어 가는지 평소 생활 중에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본사는 이러한 점에서 사업 상 가맹점주들의 든든한 반려자가 되어줄 수 있다. 굳이 가맹점주들이 애써 변화를 예측하고 그러한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앞서 개발하고 준비하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프랜차이즈 본사가 그런 일들을 기본적인 책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의 기대수준에 못 미치는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많으므로, 의사결정 이전에 이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가맹점주들의 만족도를 물어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는 게 좋겠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독립점포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일들이 개인 사업자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시장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업종을 선택할 때에는 주위사람의 이야기만 듣거나 무작정 따라 하는 식의 결정보다는, 본인의 취향이나 잘 할 수 있는 분야, 그리고 가족의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흔히 쓰이는 격언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정말 좋아서 하는 사람은 당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자기의 적성에도 맞고,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한다면 그런 비즈니스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현재 교민들이 주로 운영하는 컨비니언스와 세탁소, 패스트푸드점(샌드위치.커피샵 등) 들 외에 또 어떤 업종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캐나다의 소기업 창업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업종은 년도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최근 3년간 유망업종으로 추천한 내용을 보면 대개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언어소통이나 소비자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긴 하지만, 참고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택관련 사업(건축, 판매, 유지관리, 보수, 장식 등)과 자동차관련 사업(판매, 정비 등)이 상당히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외식(커피샵, 패스트푸드점, 레스토랑, 케이터링 서비스 등), 건강(실버산업, 가정간호,건강식품판매점, 건강보조기기 판매 및 대여업, 피트니스 센터, 스파 등), 애완견 관련산업(음식, 장식용품 등)도 만만치 않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거론된 유망업종을 구체적으로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 경비 및 보안시스템 관련사업
- 컴퓨터, 인터넷 정보보안 관련사업
- 다이어트식, 건강식
- 주택관리 제반서비스 ( 청소 및 정원관리 등 )
- 배달 서비스 ( 식료품, 음식, 의약품 등 )
- 가정간호 서비스
- 출장연회식 제공 서비스
-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판매 및 videos, games, and DVDs 상품대여
- 홈 리노베이션( Home Renovation ) 관련 자재 판매 및 서비스업 (특히 부엌과 화장실 개조공사, 전기공사(조명 등), 페인트칠 등)
- 홈 데코레이션 서비스 및 관련 물품 판매
- 미용관련사업 및 스파
- 애완견 관련 각종 판매 및 서비스업
- 실버관련 사업 ( 65세 이상의 주고객층 )
- 수납공간 제작관련 사업 ( 붙박이장 등 professional organizers)
- 피트니스 사업 및 관련 상품
- 거동이 불편한 노인용 이동장비
- 아동의 학습능력향상을 위한 교육관련사업
이러한 업종들 중에서 본인이 기술을 갖고 있거나 취미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서비스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들과 차별화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아무리 유망한 시장에 뛰어 든다고 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존사업의 인수와 창업의 장단점
유망한 비즈니스분야가 결정되면, 기존사업체를 인수(resale)할지 아니면 창업(set-up)하는 쪽을 택할지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일정 사업분야에서 상당기간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쉽게 '창업'의형태로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사업 위험(risk)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기존사업체를 인수할 것을 권하게 된다. 시장과 소비자의 행태를 이해하고 있고, 그 문화적 바탕을 꿰뚫고 있는 경우라도 고객기반을 일구어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의 경우 신규점을 오픈하더라도 사업리스크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인수하고자 하는 대상사업체가 만들어 놓은 고객층은, 인수 후에도 대개 2-3년의 기간 동안에는 크게 바뀌는 일이 드물다. 이와 함께, 원재료나 상품의 공급자 및 기타 그 동안 다져놓은 보이지 않는 모든 영업기반들을 통틀어 'goodwill'( 권리금, 무체영업권 또는 가게의 영업프레미엄 )이라고 부른다. 창업에 비해 기존사업체의 인수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이러한 영업프레미엄을 안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안정적인 영업상태로 끌어올리기까지의 '시간'( = 운영비용 )을 벌게 되고,성공 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 설비나 장비는 감가상각된 가격으로 인수하게 되므로 창업에 따른 신규투자 때보다 투자비를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사업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수하는 경우가 드물어, 나중에 지나치게 영업프레미엄(권리금)만 과다하게 지급한 결과를 종종 본다. 통상 기존사업체를 인수할 때에는, 24-36개월치의 이익금을 거래가격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종의 특성에 비추어 향후 2년동안은 큰 변화가 없이 운영이 가능할지, 아니면 3년간 정도는 현재의 비즈니스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인지를 판단하여 권리금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 결국 하나의 정형화된 공식은 없는 셈이다.